일본민속학회
민속학에 대하여
민속학이란 어떠한 학문일까요. 이 물음에 대해 하나의 답을 찾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대에 따라, 국가에 따라, 연구자 개개인에 따라 민속학의 형태도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 코너에서는 민속학에 종사해온 연구자들이 각각의 시점에서 민속학에 대해 생각한 바를 칼럼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 1회 내가 생각하는 민속학
시노하라 토오루(篠原徹)(대학공동이용기관법인・인간문화연구기구)
당신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민속학적 연구입니다」라고 대답하고 있지만, 「민속학」이나, 「민속folk culture」이란 무엇입니까 라고 또 질문을 받는다면, 부득이하게 변명하듯이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민속학이라고 하면, 그리 멀지 않은 「옛날」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고 생각되는 것을, 그것도 오래되면 될수록 가치가 있는 것처럼 찬탄하면서 채집하는 기묘한 일군의 사람들이 행하는 학문 비슷한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그리고 민속학이 기껏해야 역사학의 보조학문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유는, 이 학문에 종사해온 사람들 중에 아카데미즘의 훈육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들이 많다는 것과, 문자가 석권한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서, 전승 이라는 기묘하면서도 번거로운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 서술한 것은 민속학이라는 학문의 제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인간의 문화・사회・역사 등 인간연구 전반을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이라는 의미에서의 과학일 필요성은 전혀 없다)이라고 할 때, 이들을 잘 정돈해서 「서랍」에 넣는다고 하면, 개별 학문인 역사학, 지리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등 작은 제목이 붙은 「서랍」이 몇 개든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하나의 「서랍」으로 정리된 감이 있는 문화인류학 등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인간의 문화・사회・역사라는 집합으로부터 이렇게 「서랍」에 전부 정리한다 해도, 남는 것이 생긴다. 이런 것들을 집어넣기 위해 보통 우리는 「잡다한 것(雜)」이라고 작은 타이틀을 붙여 서랍을 만든다. 나는 이 잡다한 것이야말로 민속학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사회・역사라는 집합에서 제도적으로 확립해온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잔여의 집합을 민속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잔여물의 양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는다. 인간이 지금까지는 없었던 것을 계속 행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정리된 「서랍」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꺼낸다 해도 인간의 문화・사회・역사를 완전히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한다면 여집합으로서의 민속학 안에서야말로 문화・사회・역사의 해명되지 않은 것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정해진 학습법 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무릇 학문이라고 한다면, 「대상과 방법」을 규정해야 한다는 속류 아카데미즘의 신봉자에게, 민속학은 문제 발견형의 연구방법이긴 해도, 문제 해결형의 연구는 아니라는 점이 이해되기는 어렵다.
이 잔여집합 속에서 전승이라든가 관습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이 또한 대중이나 민중 혹은 상민 등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싶어하지만, 개념에는 외연과 내포가 있으며, 발견된 것으로서 일시적으로 조정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기해야 할 것이다) 행위나 표현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다루기에) 번거로운 것이다. 현실의 행위나 표현은 전승과 자신의 경험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여기서 전승적이며 관습적인 행위, 표현이라는 것을, 근대 교육제도의 주요한 전달수단인 문자로부터 얻어진 지식이나 감성 이외의 모든 비문자적 문화 일반으로 파악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이러한 전승적 관습적 행위나 표현이 관찰될 수 있으려면, 이러한 사람들의 집합적 의식으로서의 지식이나 감성이 민속으로서 외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외화의 형태는 다양하며, 언제나 마츠리나 의례와 같은 형식적인 행위나 표현을 취한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몸동작에서 태도・예절 등의 신체기법, 사회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의 사회적 기법, 자연인식이나 민속분류 등의 자연지적 기법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는 민속학이란, 「걷고・보고・듣고・느낀다」라는 무엇보다도 단순한 방법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거기서 타자에 대한 공감과 유추를 통해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법/기술」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2009년 9월 게재)